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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우주 쓰레기

생물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폐기물을 배출한다. 이를 유기체의 속성이라 한다면, 배설물이나 노폐물의 생성이 없는 물체는 살아 있는 유기체라고 할 수 없겠다.     과학 문명의 발달이 급속히 이루어지기 전에는 쓰레기 처리가 큰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 대소변 처리 문제만 하더라도 인간은 다른 동물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오랫동안 자연 속에서 그대로 해결해 왔다.  1960년대 서울의 일반 사무실 책상 밑에는 쓰레기통이 있었고 책상 위에는 항상 담배 재떨이가 놓여 있었으며, 수세식 화장실이 일반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건물 복도에는 침을 뱉는 용도의 용기가 비치돼 있었는데, 이런 것들은 정기적으로 수거돼서 쓰레기장으로 옮겨 처리됐다.   해양 쓰레기에서 보듯이 쓰레기 처리가 과학 문명의 발달과 궤를 같이하여 지구의 당면한 현실 문제로 대두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주 공간에 도달할 만큼 스마트한 인간이 대자연의 훼손을 예방할 지혜와 능력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며, 현대인은 그렇게 무감각한 존재가 아닐뿐더러 자연을 훼손하면 자연의 혜택을 입을 자격이 없다는 것도 잘 안다.     1957년까지만 해도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인공위성은 스푸트니크 하나뿐이었다. 구 소련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주 공간을 향해 쏘아 올린 것인데 지금은 그 수가 줄잡아 9000개에 이르며, 물경 100조 개에 달하는 각종 잔해물이 띠(Belt)를 형성하여 지구 궤도에 떠다니고 있다고 지난 3월 9일 과학 잡지 ‘사이언스’는 밝히고 있다. 이는 일단의 국제 전문가들이 국제 여론에 호소할 목적으로 사이언스지에 보낸 공개서한의 내용이다. 갖가지 부스터 보조 장치, 볼트, 페인트 칲스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 같은 물체가 시간당 약 2만8200km(1만7500mph)의 속도로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는데, 아무리 작은 물체라도 다른 물체와 부딪친다면 총알과 같은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한다. 우주 정거장에 머무는 우주 비행사들도 사고 예방을 위해 정거장 옆에 부착돼 있는 소유스나 스페이스X로 주기적으로 대피한다고 한다. 이런 잔해들이 대기권에 떨어질 때면 궁극적으로 연소하고 말 것이긴 하지만,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각종 쓰레기의 수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우주 오염을 종종 해양 오염에 비유하는데, 해양 오염은 수세기가 넘는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일어난 일인데 반해 우주 오염은 불과 지난 수십 년 동안에 빠른 속도로 빚어진 현상이라는 것이 다르다고 한다. 해양 플라스틱 공해 문제 해결을 위한 2022년의 국제 협정처럼, 우주 쓰레기 문제에 대처하는 국제협약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이다.     “해양 쓰레기나 우주 쓰레기는 인간의 능력으로 충분히 피할 수 있는(Anthropogenic Detriment) 문제들이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대학 우주 공학과의 모리바 쟈 교수의 이 간단명료한 말속에 답이 담겨 있다.    라만섭 / 전 회계사이 아침에 쓰레기 우주 우주 쓰레기 해양 쓰레기 우주 오염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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